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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정산하며 👋🏼
2021년 12월 31일 오후 10시에 오피스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던 인턴 시절, 아직은 회사라는 곳이 신기해서 연말에도 늦게까지 작업에 전전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난 1년 동안 저와 제 주변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이 변화들을 그저 추억으로만 가져가기에는 너무 아쉬웠어요.
한 해를 간단히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을 해보았어요.
2021년 12월, 새로운 보금자리
저는 오전 10시부터 학교 동아리방에서 개발을 시작하고, 밤 11시에 개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서 새벽 5시까지 또 개발을 이어 하던 일상을 보내고 있었어요.
하루종일 죽어라 개발만 하던 일상이었지만, 저는 제가 세상에 내놓고 싶은 프로덕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입사 직전까지 만들던 제품 ⬇️)
열심히 개발을 하면 할 수록 저의 현업에 대한 갈망은 더 커져만 갔죠.
좋은 기회가 생겨 ZUZU라는 B2B SaaS 서비스를 만드는 코드박스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턴으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저희 회사는 원래 3년 전 블록체인 회사였는데, 저는 여전히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회사인 줄 알고 입사를 했어요 😅
입사 첫 날에 혼자 당황해있었는데, 이 이야기는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 아직도 웃음거리예요 🙃🙃🙃
저의 회사에서의 첫 일주일은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 1월
인턴은 1월 한 달 내내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며 회사의 코드 베이스에 익숙해져갔어요.
동시에 정말 크게 아팠어요.
편도선염이 찾아왔는데, 열이 40도까지 올라가서 3일 내내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도 잘 낫지 않았어요ㅜ
지금 돌아보면 낯선 환경에서 인정 받고 싶어서 아둥바둥 애쓰는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몸이 부담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 2월
저는 코드를 이해하는 속도가 빨라요.
덕분에 회사와 제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해나갔고, 초등학생 때부터 차곡차곡 쌓인 잡 개발 지식은 스타트업의 기술적인 문제들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인턴 딱지를 떼었습니다.
1학기 수강신청 마감일이었어요. 좋은 제안을 주셔서 휴학 결정을 내리고 정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계약을 맺게 되었어요.
🌝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친구들과 배우 황정민을 따라해보았습니다 🌝
💪 5월
ZUZU 구독 요금제를 탄생시켰어요.
입사하기 전에 제 개인 프로젝트에 결제 기능을 추가하려고 사업자등록증도 발급 받고 PG 연동도 하고 애를 많이 먹었었는데, PG사 승인이 너무 오래 걸려서 결국 결제 기능을 추가하지 못 했었어요.
(입사하니까 기적처럼 승인이 떨어졌.. 😓)
이런 상황에서 구독 기능이 제 담당으로 넘어오게 되었으니, 저는 거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 있었죠 🎣
길거리를 걸어다니면서도 한 손에는 리갈 패드를, 다른 한 손에는 펜을 잡고 설계에 매진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현 시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정말 많은 기능이지만, 구독 고객사가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는 것을 보면 제 자식(?)을 보는 것마냥 정말 뿌듯해요.
입사 후 처음으로 해보는 큰 프로젝트였던 만큼 그 때의 감정과 배운 점을 글로 기록해두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어요 😭
🙏 6월
부모님 생신이셨어요.
휴학하고 회사에 다니겠다고 말씀드릴 때 저를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항상 감사합니다.
📗 8월
너무 늦게 깨달았죠?
어렸을 때부터 책보다는 컴퓨터 공부를 좋아했던 저는 교양과 지식이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대학에 와서는 개발 도서보다는 저의 부족한 교양과 지식을 채워줄 수 있는 독서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었죠.
최신 개발 기술, 최신 아티클들은 인터넷에 홍수처럼 흘러 넘치니, 이 정보들만 열심히 챙기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죠.
8월에 제가 맡은 프로젝트를 하던 중, 테크 리드님께 저의 인터페이스 설계
의 문제점에 대하여 피드백을 받았는데, 이때 저의 개발에 대한 본질적인 공부
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충격을 받았어요.
주니어 개발자에게 중요한 것은 본질에 대한 학습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올바르게 공부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시니어 엔지니어가 되어서 잘못된 개념을 마치 정답인 것 마냥 가르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프로덕션 코드를 보면서 공부한 내용들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최고의 환경이자, 저에게 큰 축복이에요.
그래서 더욱이 바쁜 와중에도 독서는 놓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 9월
부산에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UDC가 열려서 엔지니어 다같이 부산에 다녀왔어요.
세미나는 정말 유익했습니다.
솔직히,, 세미나 열심히 안 들었습니다,, 먹고, 마시고, 호텔에서 요양하고 왔어요~!
상진님 해운대에 노을에 풍선에 맥주에,,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소주 아닙니다.)
그리고 EO에 출연해서 우리 서비스도 홍보하고,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좋은 기회를 주신 회사에도 피플팀에도 너무 감사드려요 😙
🎨 10월
제가 입사하기 이전부터 Storybook이 고장 나 있었고, 항상 소생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관리하고 있는 UI 컴포넌트를 한 눈에 보여주는 페이지가 있으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든, 엔지니어든 온보딩 과정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입사 초기부터 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UI 컴포넌트가 굉장히 많다 보니, 기존 엔지니어들도 “이런 컴포넌트가 있었나..”하고 헷갈려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ㅎ
망가진 Storybook을 이때 고쳐두었고, 저희 프로덕트 디자이너 분들께서 열심히 UI 컴포넌트들을 추가해주고 계세요 💪🏻
자랑스러운 디자인 시스템을 이제 외부에 공개할 일만 남았네요 😁
📆 12월
좋아하는 일을 하느라 매일매일 신나있던 저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무척 짧았네요.
어느새 인턴 2개월, 정규직 10개월을 지내고 1년 차 스타트업 엔지니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Y Combinator 창업자인 폴 그레이엄의 명언 Launch before you're ready.
가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더 이상 ZUZU 구독 기능을 만들 때처럼 구독 전용 기능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데 출시해야 한다고?
라고 생각하며 불평하던 제가 아닙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작업한 개인 프로젝트 중에서 아직도 다른 유저들에게 활발히 사용되는 서비스가 몇 없는 이유도 Early Launch
를 몰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완벽하지 않으니, 아직 추가할 기능이 너무 많으니, 좀만 더 작업하고 출시하자.” 했던 마인드가 결국 몇만줄짜리 코드의 프로젝트를 그저 소중한 경험
으로만 남게 만들었습니다.
회사에서 몸으로 배운 스타트업 정신은 저의 소중한 재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저만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주 큰 빛을 발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 남은 여정 가운데에
저는 2023년 11월 중 입대를 계획하고 있어요.
1년도 남지 않은 앞으로의 시간 동안에도 ZUZU라는 소프트웨어를 죽을 힘을 다해서 만들어 나가겠지만, 올해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남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제 머릿 속에만 있던 기술 지식들
이 블로그에 전부 글로 기록할게요. 한 달에 적어도 한 번은 기술 아티클을 발행할게요.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했던 개인 프로젝트들
전부 저 없이도 작동하도록 개선해놓을게요.
술 좀 줄일게요.
술 마실 시간에 글 쓸게요.
다짐하며
저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래서 더욱 더 타인의 생각을 통해서 배우려고 노력해요.
지난 1년 간 제가 경험을 통해 배운 점들을 공유해요.
Yes-Man은 위험해요 🙅🏼♀️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의 주관과 소신에 맞는 판단을 한 이후에 답변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현재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치고 부딛히는 과정에서 각자의 논리가 어떤 점에서 틀렸는지를 알게 되고,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된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나의 코드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 상대의 의견에 의심도 하지 않고 좋다고 답변을 일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천천히 생각도 해보고, 피드백도 한 번 냉정하게 바라본 이후에 판단할 필요가 있어요.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 회사로 오시겠어요?
개발 실력만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실력
저는 어쩌면 상황에 따라 후자가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품은 나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나 혼자 코드를 작성하더라도 해당 기능을 기획한 개발팀 전체, 다른 팀원들 모두가 제품에 대한 오너예요.
나의 현재 작업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고, 애매한 지점을 혼자만의 판단으로 결정하지 않아야 해요.
작업이 예상 일정보다 훨씬 지연될 것 같으면 팀에 바로바로 공유해야 해요.
100점짜리 코드도 중요하지만, 좋은 제품을 일정 내에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이렇게 말은 했지만 저도 아직도 많이 부족한 부분이에요 😓
질문 좀 하자 질문!
저는 매일 링크드인을 챙겨보는데, 최근에 신수정 KT Enterprise 부문장님께서 링크드인 글을 하나 공유해주셨어요.
질문만 잘해도 리더역할로 충분하다—
모르는것은 모른다고 해야지 오히려 어설픈 전문성으로 아는척하며 말도 안되는 가르침이나 지시를 하면 신뢰만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인도할 뿐이다.
1년 간 일을 해보니, 질문을 잘하는 것은 실력이자 재능인 것 같아요.
질문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이것도 모르는 사람!
이라고 판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조직 문화에서는 더 나은, 오류 없는 프로덕트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확신해요.
우리 회사에서는 지훈님, 진민님, 이한님이 정말 질문을 잘 하시는 것 같아요.
항상 부러워요.
질문을 잘 한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거니까요.
지금까지 나의 모습과 앞으로의 나의 모습
참 이기적인 2022년이었어요.
항상 말로는 개발팀이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
했지만, 결국 저는 제 개인적인 성장에만 목말라있었네요.
내 일하기에도 바빴다.
이건 그저 합리화를 위한 저의 핑계일 뿐이었죠.
2023년에는 개발팀 14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가 만들어갈게요.
- 제가 보고,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혼자만 간직하지 않고 글로, 세미나로 공유할게요.
이런 활동들을 좋겠다
말만 하지 않고 제가 바로 행동으로 옮길게요.팀 블로그 관리해 줄 사람 어디 없나!
불평 부리던 한 해였는데, 제가 주도적으로 관리할게요.- 페어 프로그래밍에 더 힘쓸게요.
올해도 저와 제 주변이 모두 행복한 한 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